기시다 총리는 오전 11시 반,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 달 하순 총재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리 연임을 포기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겁니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주 일본 오봉 연휴가 끝나면 가을 총재 선거를 향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에는 자민당이 변하는 모습을 국민 앞에 확실히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민당이 변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알기 쉬운 첫걸음은 자신이 뒤로 빠지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통일교와 연루된 문제, 자민당 내 파벌의 정치 비자금 스캔들 등 국민의 정치 불신을 초래한 사태가 잇따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태에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새로운 총재가 선출되면 한 명의 병졸로서, 철저히 지지할 것이라며 이른바 '백의종군'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시다 총리는 내년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한일 관계의 정상화를 한층 더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제1당은 자민당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지금까지 다음 달 총재 선거와 관련해 미룰 수 없는 과제에 하나씩 대응하고, 결과를 내는 데 전념하겠다며 말을 아껴왔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정치 신뢰 회복을 내걸고 파벌 해체, 정치자금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지지율은 20%대의 정권 퇴진 위기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내년 여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내 위기감이 한층 커졌는데요,
기시다파 일부 의원 사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명예로운 퇴진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기자 회견 전, 자민당 내 인사들에게 일련의 문제에 대해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2021년 10월 취임해 오늘까지 천45일 동안 재임하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총리 가운데 재임 기간이 8번째로 깁니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차기 총재 자리를 놓고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 디지털 상,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 안보담당상 등...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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